문이 닫히는 순간, 탈출은 불가능했다..달릴 수밖에 없는 열차, 부산행

부산행 포스터

1. 영화 정보 ( 한국형 좀비 재난 영화의 새 역사)

2016년 여름, 영화 부산행은 단순한 좀비 영화 이상의 감동과 메시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연상호 감독의 실사영화 데뷔작이며, 배우 공유가 처음으로 도전한 재난 액션 장르였기 때문에 개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진 대한민국에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리는 KTX 안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생존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장르적인 재미는 물론, 인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마동석, 정유미, 김수안, 최우식, 안소희 등 다양한 배우들이 등장하였고 총 1.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기록도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무엇보다 공유라는 배우의 부성애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입니다.

2. 영화의 줄거리

자신의 일에 치여 바쁜 석우는 딸 수안의 생일을 맞아 부산에 있는 엄마에게 데려다주기로 합니다. 두 사람은 서울역에서 KTX에 탑승하지만, 열차가 출발하자마자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승객들이 하나둘씩 좀비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열차 안에서 감염자가 발생하자 순식간에 열차 전체가 좀비에게 점령당하게 되고, 승객들은 도망치며 가까스로 살아남으려 애씁니다. 역마다 내려보려 하지만 도시마다 이미 감염이 확산되었고, 군부대조차 무너진 상황이라 열차는 계속해서 부산을 향해 달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열차안과 밖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이 열차에는 임산부 성경과 남편 상화, 고등학생 커플 영국과 진희, 그리고 이기적인 용석 등 다양한 인물들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상화는 아내와 아이를 지키기 위하여 직접 좀비와 싸우며 길을 열고, 영국과 진희는 서로를 끝까지 지키려 하지만 결국 감염이라는 현실에 마주하게 됩니다. 용석은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타인을 희생시키는 선택을 하며 갈등을 만들어냅니다. 이들은 위기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응해 나가고, 열차 안의 긴장감은 점점 고조됩니다. 

3. 영화의 명장면 & 명대사

부산행에는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많지만, 특히 몇몇 장면은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거나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첫번째는 상화가 좀비 떼를 맨손으로 상대하는 장면입니다. 팔에 테이프를 감고 주먹으로 좀비를 밀어붙이며, 석우, 영국과 함께 객차를 돌파하는 장면은 마블리(마동석)다운 액션과 긴장감이 동시에 극대화된 장면입니다. 이때 상화가 아내 성경에게 "여보, 눈 감고 있어."라고 말하는 대사도 명대사입니다. 이후 세 사람은 앞 객차에 있는 가족들을 구하기 위하여 좀비가 가득한 여러 칸을 통과하는 작전을 실행하게 됩니다. 어두운 터널 구간에서는 시야를 활용하고, 핸드폰 벨소리를 이용하여 좀비를 반대편으로 유인하는 등 주변 환경을 활용한 생존 전략이 인상 깊게 그려집니다. 두 번째 명장면은 감염된 진희를 본 영국이 조용히 그녀 곁에 서서 함께 좀비로 변하는 장면입니다. 이들은 짧은 눈 맞춤 후 아무런 저항 없이 운명을 받아들이고 "끝까지 함께 있을게요"라는 대사가 등장합니다. 반면, 용석의 이기적인 행동 역시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는 다른 승객들이 감염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그들을 밖으로 밀어내며 객차 문을 닫아버립니다. 이 장면에서 "이 사람들 감염 됐어요! 문 열지 마요!"라는 대사를 합니다. 자신이 살기 위하여 이기적으로 타인을 죽음으로 내몰아 버리는 이 장면은 김의성 배우의 명연기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분노를 만드는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4. 카메라 밖 이야기

한 인터뷰에서 부산행 속 좀비 연기를 맡은 배우들은 실제로 유연성과 움직임을 전문적으로 훈련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손목을 꺾고 비틀리는 동작들은 CG가 아니라 연기력과 훈련의 결과라고 합니다. 또한 열차 내부 대부분은 실제 열차가 아닌 세트장에서 촬영되었으며, 세심한 조명과 카메라 워킹 덕분에 실제 열차처럼 느껴지도록 연출이 되었습니다. 공유는 주요 액션 장면들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내고 감정신에서는 실제로 수안 배우와의 관계를 깊게 쌓으며 몰입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역은 부산행의 프리퀄 격 이야기로, 감염 사태의 시초를 다루고 있습니다. 

5. 영화의 결말 (스포주의)

KTX가 동대구역에 도착하고, 승객들은 다른 열차로 갈아타기 위하여 이동을 시도하지만 또다시 좀비의 습격을 받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상화는 아내 성경을 지키기 위하여 맨몸으로 좀비와 싸우다가 결국 감염이 되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하여 스스로 희생하는 길을 택하게 됩니다. 간신히 열차에 올라탄 석우, 성경, 수안은 부산으로 향하게 되지만, 그 안에는 이미 감염된 용석이 있었습니다. 용석은 여전히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석우에게 다가오고, 결국 석우는 용석에게 물려 감염이 되고 맙니다. 석우는 자신도 곧 변할 것을 직감하게 되고, 수안과 성경을 살리기 위하여 열차 조작법을 알려준 후 마지막 인사를 건넵니다. 수안이 필사적으로 아빠를 말리지만, 석우는 그녀를 떼어놓고 열차 끝으로 걸어갑니다. 수안이 태어났던 순간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끝내 스스로 열차 밖으로 몸을 던져 딸을 지키는 선택을 합니다. 이후 열차는 부산 외곽 터널에 도착하게 되고, 더 이상 기차가 운행될 수 없는 상황에서 성경과 수안은 터널을 걸어 나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맞은편에 군인들은 이들이 감염자일 수 있다고 판단해 사살 명령을 내리고 조준을 합니다. 그 순간, 수안이 '거울아 거울아'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를 들은 군인들은 그들을 사람으로 인식하며 마침내 구조가 됩니다.